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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백화점 마트 26도 온도제한 첫날 "고등어 상하면 어떡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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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friend0220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480회 등록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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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백화점 마트 26도 온도제한 첫날 "고등어 상하면 어떡해"

2011.07.11





"다른 건 몰라도 신선식품 파는 곳의 온도가 이렇게 높으면 어떡해요. 생물고등어가 상하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온도를 높여놨는지 몰라"(롯데마트 서울역점을 찾은 한 고객)



↑ 정부가 에너지다소비건물의 실내온도를 26도 이상 제한 시책을 시행한 첫날인 11일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 2층 가전제품 판매코너의 온도가 28도까지 치솟았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에너지다소비 건물의 실내온도를 26˚C 이상으로 제한토록 한 첫 날인 11일. 휴대용 온도계를 들고 대형마트와 면세점의 풍뼁쨉돋 측정했다. 대형마트 일부 층의 실내 온도는 기준치를 한참 뛰어넘었다. 신선코너 직원들은 높은 온도 탓에 음식이 상할까 고군분투했고 고객들도 평소보다 높아진 실내 온도에 어리둥절해 했다.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더위를 호소했다.

◆ 온도 민감한 간고등어 "상하면 어떡해"

이날 서울 봉래동 롯데마트 서울역점 2층 고객안내센터에 부착된 온도계는 28˚C를 가리키고 있었다. 직원들의 코에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냉장고가 쌩쌩 돌아가는 1층 식품코너의 주변 온도도는 25.5˚C 내외.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지만 후텁지근한 날씨에 고객들은 연신 부채질을 했다.

서울 평창동에서 왔다고 밝힌 60대의 한 할머니는 "이렇게 온도가 높으면 신선식품도 영향을 받을 게 아니냐"면서 "백화점을 갈 것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백화점도 똑같이 온도제한을 한다는 말에 이 할머니는 "음식을 보관하고 판매하는 곳에서 이래도 되는 거냐"고 반문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름철 생선의 비브리오균과 육류나 계란의 살모넬라, 대장균 등의 식중독균은 온도와 밀접한 연관성이 있어 신선음식 코너까지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더욱이 국내 대형마트 대부분의 신선식품 매대는 유리문을 여닫는 유럽과 달리 개방식이다. 이 날 찾은 롯데마트 서울역점도 공기에 직접 닿는 개방형 매대가 주를 이뤘고 간고등어와 전복 등 신선식품을 아이스팩과 수온으로 온도조절을 하고 있었다. 냉장고에 있는 햄, 어묵도 걱정이지만 문 없는 냉동고의 동태와 녹아버린 아이스팩 위의 고등어는 더 걱정스러웠다.

롯데마트 서울역점 신석식품담당 이윤원씨는 "매대에서 판매하는 간고등어는 바닥에 아이스팩을 깔아놓고 판매한다"면서 "아이스팩 교체 주기를 종전 3시간에서 2시간으로 줄여 신선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면세점 찾은 일본인 관광객 '아츠이(あつい)'

롯데호텔 10층에 위치한 롯데면세점의 실내온도는 25~26˚C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본관의 기온은 27˚C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건물이 노후한데다 본관 쪽에 엘레베이터가 있어 이를 기다리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 탓이다. 이 곳의 기온은 직접 쟀더니 최고 28˚C까지 치솟기도 했다.

50대 중반의 한 일본인 관광객은 엘레베이터 앞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리자 "아츠이(あつい·덥다)"라는 말을 연신 반복했다. 상품 마다 강한 조명을 쏘는 명품 매장 내부는 열기로 가득했다. 이 날 면세점 토즈매장을 찾은 30대 한 여성은 "처음에는 기온이 좀 높다고 생각했는데, 가방을 몇 번 들어보니 몸에 열기가 느껴져서 나오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실링팬(환풍기)가 작동하는 복도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 견딜만 했다. 해외여행에 앞서 선글라스를 구입하려고 면세점을 찾은 한 아주머니는 "천장에서 바람이 불어 덥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면서 "아무래도 (비가오는)바깥 기온보다는 좀 따뜻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 방제실 관계자는 "온도를 설정해 놓으면 자동화시스템이 알아서 온도조절을 한다"면서 "온도가 26도보다 낮아지면 냉방기를 끄고 높아지면 다시 실링팬을 가동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정부의 실내 온도 26˚C 이상 제한 조치 시행으로 매출이 줄어들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매장 곳곳에서는 실링팬 설치, 시원한 음료수 제공, 직원들의 하와이안 셔츠 착용 등 고객들의 불편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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