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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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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engel1111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446회 등록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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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하벙커 계통에서 내가 제일 박복한 놈인 줄 알았는데 나보다 더 애처로운 사람이 있더구요

그제부터 근무한 145만원짜리 같이 맞교대 근무하는 기사님인데요

올해로 마흔 하고도 일곱이나 드신 분이신데 아직 노총각이었읍니다

이분의 치명적인 문제는 나이보다 훨씬 더 들어 보인다는 것인데 저랑 겨우 세살 차인데

제가 할아버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만큼 노안이십니다

무슨 사건사고를 많이 겪으셨는지 아주 폭삭 늙었더라구요

더 치명적인건 8개월 전에 집에서 쫏겨 나 지금은 월세 25만원짜리에서 자취생활을 하고 있더구요

쫏겨 난 이유도 슬픕니다.아버님이 자식이라고 달랑 외아들인데 장가도 못가고 매일 술만 푸니

울화가 치밀어 올라 내쫏았다고 합니다

신부감을 데려오기 전까지 집에 들어 갈 확률이 희박하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이 기사님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고 계시더군요

나름 장가 갈려고 비번날 댄스교습소도 다니고 독신자 등산 동호회도 가입하고 노력을 많이

하시더군요.그에 반해 별 수확은 없는 것 같더군요

본인 말로는 댄스교습소에서는 인기폭팔이라고 하고 등산 동호회 다니면서 아줌마 많이

따먹었다고 무용담식으로 말하는데 느낌은 개사발 푸는 것 같았읍니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지키려고 발악 하는것 처럼 보여 오히려 더 안쓰럽더군요

문제는 이분을 보면 저의 가까운 미래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찹찹 하더군요

저도 이분처럼 피난하게 될지도 모르겠읍니다

몇년전 부터 어머니가 눈만 마주치면 장가 왜 안가냐고 하시거든요

포기했으니 장가 이야기는 그만 좀 하시라고 큰소리로 해도 먹히지가 않네요

물론 노력을 안한것도 아니거든요. 6개월 전에 맞선을 봤는데 마음의 상처를 받아서요

나이는 저랑 동갑이고 보험 텔레마케터 하는 여자분이랑 선을 받는데 여자분은 마음에

들었읍니다.그래서 초반에 제가 좀 적극적으로 나갔죠

근데 그분이 톡 까놓고 말씀하시더군요

나는 남자 월급이 300만원 이상은 되야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저의 눈을 똑바로 보면서

말하는데 그게 끝이었읍니다

차마 150만원 번다고 말은 못하겠고 그냥 자연스레 연락을 끊었읍니다

그 사건 이후로 그나마 남아 있던 자존감마져 깨끗하게 날라 갔읍니다

장마철에 그 생각하니 더 우울해지네요

슈퍼에 막걸리나 사러 가야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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