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마이벙커 스토리 12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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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engel1111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797회 등록일 -1-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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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단지에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결코 오지 않을것 같았던 봄이 찾아 왔다

겨울에 얼마나 뺑이를 쳤는지 손에는 주부 습진이 걸리고 물집이 생기고 내 손이 아니었다

봄에는 좀 편해지려나 했지만 겨울보다 더한 시련이 다가 왔다

멀정한 보도블록을 갈아 엎고 평탄작업을 지시하는 소장과 과장

항상 동회장이하 동대표들에게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나

평탄작업은 거의 노가다 수준이었다

기존의 벽돌을 다 들어 내고 모래를 부어 평평하게 만든 다음 다시 그대로 벽돌을 끼워

맞춰야 하는 꽤 힘든 작업이었다.과장은 벽돌을 원하는 모양으로 조각 내주는 기계도 구입하여

여름 오기전까지 매일매일 평탄작업을 해야 했다

과장은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스타일의 피곤한 놈이었다

공용부 배관에 실빵구가 나서 콘크리트 벽을 부수어 작업을 해야 하는데 업자를 불러서

해야 할 작업이었다.과장이 업자는 부른다

근데 문제는 우리가 함마 드릴로 벽을 부수고 어디서 새는지 확인을 한 다음 업자를 부른다

힘든 일은 우리가 다하고 먼지는 우리가 다먹고 업자는 와서 땜빵하고 가고..

처음부터 업자를 부르면 될텐데 말이다

항상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업자들한테 뒷돈을 받아

쳐먹은 것 같다

그렇게 피곤한 과장과 소장때문에 봄부터 가을까지 단지내 멀정한 시설물들을

뜯었다 붙었다 잘랐다 다시 붙었다 하는 허무한 작업만 해댔다

점차 지쳐 갈 때쯤 나도 모르는 사이 알콜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식사 준비하면서 한잔두잔 마신 술이 650미리 짜리 피트병 소주를 두병 정도 마셔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500cc 맥주잔에다 소주를 하루에 세잔씩 쳐마셨으니 지금

생각하면 뒤질려고 작정한 듯 싶다

그렇게 술을 안 마시고는 일도 할 수 없었고 식사 준비도 할 수 없었서 과장과 소장도

알면서도 묵인해 주는 듯 해서 더 자유롭게 대놓고 마셔 댔다

아침 출근하면 맥주잔에 소주 원샷 하고 하루를 시작하는 인생파탄자의 일상이었다

그렇게 시계는 시계 브랄추처럼 하루 이틀 지나가고 어느덧 지옥단지에서 2년이란 시간을 보냈다

몸과 정신은 만신창이가 되고 10원 한장 돈도 모으지 못한채 2년여의 허송세월을

보낸 것이다.스트레스 받아서 마신 술값에 검침비로 식사 준비를 했는데 모자르기

일쑤여서 내 돈으로 준비를 하다 보니 돈이 모이질 않은 것이다

밥을 얼마나 쳐먹어 대는지 한달에 쌀 20키로 두포대가 모자를 정도로 먹성이 돼지같은 놈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동대표회의가 열리는 날에는 소장과장이 저녁까지 준비하라고 해서 그런 날은

손에 물이 마를 시간이 없을 정도였다.추노 했어야 했는데

2년여의 시간동안 미운정도 정이라고 관리실 직원들과 정이 들어 단칼에

추노도 힘들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마지막 뼈를 묻을 각오로 들어 간 단지라 쉽게 그만 두지

못한 것 같다.그러나 계속 다닐 수는 없었다

이러다간 알콜중독으로 죽을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슬슬 추노 작전 계획에 들어 갔다

12편 끝..13편은 지옥단지 추노편이 이어지겠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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