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노인기사의 계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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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유옥분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674회 등록일 13-10-05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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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노인기사들의 호출 수는 두배로 많아진다

추워서 움직이기 싫어지니 젊은 기사들을 본격적으로 수족 부리 듯 하게 된다

아예 무전기를 들고 다니라고 하고 본인은 확성기를 들고 다닌다

십분마다 호출을 하는 노인 기사들

뭐 대단한 것도 아니다

슈퍼가서 이슬이 한병 사오라는게 거의 50퍼센트고 나머지는 잡다한

심부름이다

낮에만 호출하면 그나마 견딜만 한데 이놈의 호출은 밤에도 새벽에도 울려 댄다

새벽 세시에 호출해서 오늘 재활용 날이니 입주민들 몰래 그동안 마신 소주병을

아무도 모르게 쥐죽은 듯이 가져다 놓으라며 특명을 내린다

새벽 세시에 칼바람 맞으며 소주병 재활용 하는 기분은 다시는 당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라고 할까..

그래도 그나마 젊어서 버틴 것 같다

지금 하라고 하면 울산 기계실 살인사건이 재현될지 모를 일이다

옮기고 싶은데 노인기사가 가장 두려워서 쉽게 옮길수가 없다

심부름만 시키는 노인기사는 그래도 몇달은 버틸 수 있다

간혹 젊은 기사들에게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이라고 하면서

자기 앞에서는 듣지도 말고 말하지도 말라는 노인기사도 있었다

하루는 민원이 있어서 같이 갔는데 입주민하고 몇마디 나눴다가

나오는 길에 노인 망치에 피살 당하는 줄 알았다

왜 입주민이랑 말을 했냐며 죽일듯이 협박했던 노인기사

이렇듯 노인기사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작년에 일어났던 울산 기계실 살인사건

엔젤은 충분히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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