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인이야기

춥고 배고픈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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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임다솜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320회 등록일 13-11-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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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인들에게 춥고 배고픈 겨울이 찾아 왔네요.

겨울만 되면 가장 힘들고 신경쓰이는 일 있죠.

네.. 눈이 내리면 눈쓰는 일이죠.

일근자야 낮에 일하고 퇴근하면 그만이지만 당직근무자들은

밤이나 주말에 눈내리면 그 날은 날 밤 새는 거죠.

예전에는 그나마 경비원들이라도 많아서 그 분들이 전담했는데, 요새는

인원을 줄여되서 우리들도 똑같이 눈을 쓸어야 하죠.

밤새도록 눈맞아가면서 염화칼슘뿌리고 눈길 쓸다보면, 내가 지금 뭐하는 짓인가

한숨이 절로 나죠.

오래된 건물은 왜 그리 동파나 난방문제가 많은지..

발발 떨면서 동파처리, 난방처리하고 나서 밤새도록 또 쉬지도 못하고 눈을 쓸다보면

밥먹을 시간도 없고 눈물은 핑돌고 도중에 화가나 공구며 계량기며 다 집어던지고

싶을 때도 있죠.

기껏 밤에 눈을 쓸고 왔는데, 민원인이 툭 지나가면서, 눈안쓸고 뭐하냐고 닥달이라도 하면

완전 기진맥진해져 버리죠.

하지만 그보다 더 힘든건 겨울에 마냥 할 일 없이 다음 벙커를 찾아 하염없이 기다리는 일이었습니다.

겨울에는 왠간해서는 벙커자리가 안나죠.

이유는 다들 아실테고, 그 때 자리가 난다는건 아주 골치아픈 사업장이거나 개막장사업장이란건

아실테죠.

마음도 시리고 몸도 시리고 먹고는 살아야하겠기에 다시 벙커를 찾아가지만

그 곳에 마음두기는 정말 힘들죠. 어떤 진상들이 터B대감처럼 버티고 있을지 상상이상이니까...

그래서, 시설 선배들이 6개월은 버티라고 하더군요.

그나마 실업급여를 받으면 몇 달은 배를 곪지 않아도 되니까..

실업하는 순간 의료보험료부터 액수가 달라지죠.

남들 눈초리도 있고, 무엇보다 어디 맘대로 가기도 힘들어지죠.

어깨는 축처지고 점점 위축되어 버리죠..

차라리 포장마차같은거 하나해서 오뎅이나 팔까싶어도 밑천이 있어야하죠.

운전을 하려해도 얼마간의 돈을 걸어야하고, 세상일이란게 쉽지가 않죠.

점점 추워지는데, 마땅히 준비도 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다른 보금자리를 찾아가야한다는

고통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알겠죠.

정말 징그럽게 시설일하다보면 끊임없이 낮아지기만 하더군요...

올 겨울은 유난히 길고 눈도 많이 내리고 춥다고 하는데,

마음마저 추워질까 심히 걱정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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