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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용역노동자, 임금 착취·차별에 몸도 마음도 ‘겹고통’
“사장실 청소하는 정규직 언니는 임금피크제 적용 전 연봉이 5000만원이었어요. 촉탁직으로 근무하는 지금도 우리보다 월급을 100만원 더 받아요.”(한전 용역노동자)
“2011년까지 본관(총장실)에서 청소하던 사람은 한 달에 300만원 받았다는데 학생 건물을 청소하는 우리는 월급이 100만원이에요.”(중앙대 청소미화노동자)
대학과 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청소미화·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원청과 하청의 이중적 착취구조 속에 동일 업무를 하는 정규직과도 심각한 임금차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지하철 동춘역 앞에서 지난달 30일 40대 여성이 인력소개업소의 봉고차에 오르고 있다. 매주 월요일 새벽 동춘역 주변에는 인천남동공단으로 첫 출근하는 파견노동자를 실어나르기 위한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다. | 정지윤 기자
8일 공공운수노조 자료를 보면 한전 본관의 11층 사장실을 청소하는 정규직 노동자는 연봉이 3000만원(월급 250만원)으로 같은 업무를 하는 일반 청소노동자보다 한 달에 100만원 정도 더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금피크제가 적용되기 전 사장실을 청소하는 정규직 노동자의 연봉은 5000만원이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경기지부 하해성 노무사는 “사장실이 특별히 청소하기 힘든 것도 아닌데 월 100만원의 임금 차이가 나는 것은 명백한 임금차별”이라며 “용역노동자들은 사장실 청소하는 정규직으로부터 온갖 잔소리를 듣고 정규직 휴가 시 공백을 대신 메워주면서도 임금은 훨씬 적게 받고 부당한 처우에 시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대에 근무하는 한 청소미화노동자도 “청소미화 업무가 용역회사로 넘어갈 때 정규직으로 남은 분이 있는데 그분은 2011년 5월 퇴직하기 전까지 총장실 청소를 하면서 월 300만원을 받았다. 반면 학생들이 더 지저분하게 사용하는 건물을 청소한 용역노동자는 월급이 120만원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용역 입찰 시 동일한 노임설계단가가 적용되는 공공기관 내에서도 임금 격차가 발생했다. 지난해 여성 청소미화원 월급이 한전은 150만원이고 가스공사는 210만원이었다. 공공기관에서 용역입찰계약 시 동일한 ‘용역근로자 근로조건 보호지침’과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노임을 설계하도록 하고 있음에도 기관마다 해석 기준이 달라 임금 격차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가스공사 대구지사 청소용역노동자는 시중노임단가를 기준으로 기본급을 산정받고 교통비, 식대, 상여금은 별도로 받는 등 정부지침을 정확히 적용 받은 반면 한전본사 청소노동자는 제 수당을 함쳐서 시중노임단가에 맞추는 방식을 적용받아 기본급은 시중노임단가의 77%(시급 5900원)에 불과했다.
용역노동자에 대한 이중적 임금착취도 공공연히 발생하고 있다. 인덕대에서는 2012년 다른 대학에 비해 현저히 낮은 용역단가를 입찰예정가로 제시했음에도 ‘실적’을 의식한 용역업체가 이를 수주하면서 말썽이 빚어졌다. 정상적으로는 용역단가를 맞추기 어렵게 되자 청소노동자들은 제 시간 내에 끝내기 어려울 정도로 업무량이 늘어났고 작업을 마치기 위해서는 계약서상 근무시간보다 실제 근로시간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용역업체는 “근로시간을 계악서에 명시했고 근로자들이 조기 출근한 것에 우리가 책임질 이유가 없다”며 “인원의 수와 배치는 인덕대가 하는 것이지 우리는 아무 권한이 없다”고 책임을 부인했다.
서울의 8개 수도사업소 중 상당수도 PDA를 통해 검침원들의 근로시간을 실시간 체크하고 있음에도 용역업체가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해 포괄임금계약을 체결한 것을 묵인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수도사업소는 검침원들이 추가로 전단을 배포할 경우 그 대가를 용역업체에서 지급하도록 용역계약을 체결했지만, 정작 용역업체는 근로계약서에서 추가 전단 배포 수당을 배제했다. 이래저래 원청과 하청의 중간착취와 차별 속에 간접고용 노동자는 몸과 마음이 멍들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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