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몇년전에 복사해 둔 글인데 잼나내요. 엔젤님글인거 같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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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라 뭐가뭔지 모른다. 사방도처에 신기한 기계들과 장비들이 많이 보인다. 격일로 놀다보니 세상에 이렇게 거져먹는 직장도 있나하고 힘이 솟고 의욕이 넘친다. 처음에는 드라이버하나들고 모든걸 해결하는 반장님과 과장님의 기술력이 대단스럽게 보인다. 조금있다 3개월만되면 시설도 별거 아니네~ 6개월만되면 자기는 다 안다고 큰소리친다. 어깨너머 배운 기술을 하나둘씩 직접 해보게 되면서 에이 쓰벌! 별것도 아니었구나...느끼게 된 순간 존경했던 선배님들이 옹졸하고 족같은 놈들이었구나 생각하게 되며 내 후배가 들어 오면 나는 절대 그러지 않을거라 다짐한다. 과장소장 퇴근하면 밤에 당직은 테레비나보고 잠이나 자면 되는지 안다. 다른사람에 비해 자기혼자 일을 다하는것 같이 불평이 많아진다. (일이 익숙치못해 힘 만들기 때문에..) 1년가까이 되면 십년가까이 된사람도 못하는것을 자기가 단숨에 해 자기가 대단한 기술자인줄 알고 착각한다. 기술같지도 않은 기술들로 날 무시하고 조롱했던 놈들에게 분노가 싹트기 시작한다. 몇년 지나보면 예전에 그사람이 못해서 그런것이 아니라 안했다는 것을 깨닫고 바보같은 내행동에 쓴웃음을 짓는다. 몇년식 있는 기사들과는 일에 대해 소통상대가 안되고 월급이 같으니 손해볼게 없으니 입딱닫고 찌그러져 조용히있는다. 전에 직업을 자랑하듯 늘어놓는다. 보통 최저임금주는 버튼맨이나 마우스클릭맨 , 집지키는새콤맨, 아는사람은 안가는곳이나, 자주바뀌는곳, 근무조건 드러운곳, 경비인지기사인지 구별이안가는곳, 천년묵은 대왕바퀴의 리모콘기사나 파출부기사로 벙커업계에 입문한다. 간혹 노인소굴에 잘못들어가 개인비서로 시달리기도 한다.. 시설경험이 없더라도 혹시 전기면허가 있거나 주택관리사자격증이 있으면 빽이나 줄을통해 바지과장이나 바지주임으로 운좋게 특채되는 경우도 있다.
시설2년차
기죽기는 싫어 여기저기 아는 사람을 통해 줏어들은 소리는 많아 가지고 아는채를 많이 한다. 빠른시일내에 많은것을 배우고 습득하여 빨리 좋은데로 가야겠다고 생각한다. 발전기나 보일러 냉온수기가 고장이 나면 무조건 우리가 고쳐야 되는줄 알고 무조건 뜯어서 고치면 위에서 인정해줄걸 기대하고 뜯어서 고치려고 한다. 그건 우리가 고치는게 아냐! 하고 애길하면 그런것도 못고친다고 도리어 지혼자 열을 낸다. 주변에서는 또라이 하나 또 들어왔다고 킬킬거리고 웃는다. 응급조치후 유지보수 업체가 할일인지 내부에서 할일인지 아직까지 구별못한다. 그냥 과장이 시키는 잡일을 더 많이 한다. 기계실 천장에 적색배관 청색배관 노란색배관이 보이지만 이 색깔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어보고는 싶지만 무시당할까봐 물어 보지도 못하고 속 만 태운다. 공구찾는데도 한참걸리며 메가가 뭐하는건지 후쿠메타가 뭔지 어디서 보긴 본거같은데 어떻게 측정을 하는지 쪽팔려서 물어볼수도 없고 잘못측정해서 태워먹기도 한다. 뺀찌로 전선까는것도 서툴러 맨날 끊어 먹기 일수이며 안정기라는것을 처음 땀을 뻘뻘 흘리며 갈아보기도 하고 결선시 감전이 되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시설3년차:
이제 어느정도 조금 돌아가는것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니 불평불만이 나오기 시작한다.
시설직이 별거냐 나는 다할수 있다고 큰소리친다. 이제 배울것이 없구나란 마음이 생겨 자신감과 자만심이 하늘을 찌르고 간간히 벙커 선배에게 도발도 하고 항명도 하게 된다. 다른 조건 좋은 지하 벙커에 들어가기 위해 이력서 경력을 뻥튀기 해도 되겠구나 생각을 하게 되고 본인을 타고난 신동 시설인이라 생각하게 된다. 처음 태권도에 입문하여 빨간띠를 막딴 꼬마처럼 무서울것 없는 세상을 향해 주먹을 마구 휘드른다. 그러다가 가끔 야간당직시 응급상황이 나오면 당황해 어찌할봐를 모르고 허둥대며 오줌을 질질 싼다. 낮에 시키는 일반적인 일만 했기 때문에 갑자기 터지는 일에는 속수무책이다. 주위의 십년 가까이된 고주망태 좀비들보고 왜 저렇게 사나하고 전기자격증만 따면 세상의 모든것을 움켜지고 새로운 하늘이 열리것 같고 맑은공기와 푸른하늘을 볼수있는 꿈의 지상근무와 일근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하고 1년만에 고속으로 월급많이 받는 전기과장이 되어 사람답게 살아보자! 바로이거야! 하고 전기자격증 공부를 미친듯이 시작한다.
시설4년차:
전기자격증 공부도 지쳐가고... 해석이 난해한 아랍문자, 백사장의 모래알같이 셀수없는 수학공식, 말장난과 발바꾸기 비슷하고 아리까리한 법규, 이런것이 실무하고 무슨 연관이 있나하고 머리에 지진이 일어나고 하늘이 노래지며 메모리와 기억력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다. 천페이지 가까이되는 책만 사놓고 몇장 넘겨보다 포기하기 일수이다. 시설직이라는게 어떤곳 이라는 것을 피부에 와다으니 전기자격증공부도 일과 병행하면서 한두해 해가지고 될일이 아니라는걸 깨닫기 시작한다. 시설직도 파고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분야가 넓고 알면 알수록 어렵다 라는것을 느끼기 시작한다. 용역사가 뭐하는댄지 감단직이뭔지 위탁관리가뭔지 도급제가뭔지 최저임금이뭔지 차츰 개념이 잡히기 시작한다. 이제 실력도 어느정도 평상시에는 경력자들과 같이 비슷하게 하니 자기권리주장을 내세우기 시작하고 자기위주로 일을 하려고 해 마찰도 일으킨다. 더 이상 배울게 있어도 배우고 싶지도 않고 실력이 늘어도 봉급이 제자리라 매사에 의욕이 떨어지고 일도 최소한의 밥벌이정도나 하고 버틸라고 한다. 갓 들어 온 신입이 자기랑 월급이 똑같은 걸 보고 지하벙커에 들어 온 걸 후회하기 시작하며 벙커 동료들간의 자리 싸움및 서열정착, 권력잡기, 부업, 이권다툼, 땡땡이에만 신경을 더 쓰게 된다. 월급가지고는 성에안차 뭐 줏어 먹을거없나 뭐 챙겨갈거 없나하고 눈에 불을 키고 두리번 두리번 거린다.
시설5년차:
업계의동향, 시설직의미래전망, 척박한업무환경 내입맛에 맞는것이 없다. 다른데를 가볼까하고 관망한다. 양보다는 질을 따지기 시작한다. 월급이 비슷하더라도 근무환경은 천차만별이라는것을 깨닫고 비교적 편한데 짱박히기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 요즘같으면 쓰레기차 피하려다 똥차를 만나 똥물을 뒤집어 쓰기일수이다. 왕따와 이지매 당파싸움, 수시로 들랑달랑하는 땅굴문화를 많이 경험하면서 이런애기를하면 먹힐것인지 안먹일것인지 구분이 가며 말을 많이 아끼며, 낄떼 안낄떼 구별하며, 실수가 줄어들며, 겸손해지기 시작한다. 시설 초짜들이 행동하는것을 보고 나도 저런때가 있어지하고 속으로 파안대소 한다. 아직까지 전기자격증 공부를 시작안한 부류들은 불연듯 승강기 거울에 비친 늙어가는 내얼굴을 바라보며 언제까지 최저생계비 기사월급으로 버틸까하고 하긴 해야되는데 마음만 급해지고 행동은 안따르고 똥줄이 타기 시작한다.
시설6년차:
슬슬 몸을 사리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을려고 쥐죽은 듯이 있는 듯 없는 듯한 벙커 생활이 시작 된다. 현장일은 잘안하려고 하고 잿밥에만 관심이 많아지고 정치나 운영에 관심을 갖고 처세술과 표정관리기술을 연마하는 시기다. 돌아가는 눈치가 빠삭해 동료들간에 부딪히지 않으려고 노력하며 힘센놈의 민원이 들어오지 않는한 말로 때우기 일수이며 자기존재가치를 나타낼수 있는 일만 하려하고 힘든일, 굿은일, 위험한일들은 자기보다 약자나 신입한테 떠넘긴다. 좀안다고 잘난체를 하다가 임자만나 망신당하기도 한다. 아직까지 떠돌이로 이집,저집 돌아다니는 부류들도 많이 있다.
시설7년차:
자기가 업계에서 어느정도 받을지, 자기가 이젠 있어야 할자리는 어딘지, 이젠 어떻게 행동을 해야하는지, 자기밥그릇의 크기는 어떤지, 벙커업계에서 자기몸값을 안다. 자기가 일할자리를 가리기 시작한다. 월급은 책임자가 아닌이상은 거기서 거기고 상사나 동료직원이 싸이코나 또라이가 걸리질 않길 기도한다. 급해도 아무대나 안가고 일할자리에 구성원이나 분위기 업무량등을 주도면밀하게 탐색한다.. 시설일이 일을 많이해도 욕먹고 아주안해도 욕먹기 때문에 적당히하고 알아도 모르는척, 몰라도 아는척, 시냇물이 유유히 흐르듯 묻어 흘러가고 사람상대 표정관리 기술과 상황상황 임기응변과 경험에서 비롯된 학습능력 응급처치능력이 알게모르게 생긴다. 일의 완급을 맞출줄알고 일머리를 알게되며 불만이 있어도 애들처럼 떠들고 (그렇게해봐야 되는것 아무것도 없고 자기만 손해라는것을 아니까!) 그런짓은 안하고 가만히 찌그러져 기회를 엿보다가 자기가 원하는 자리가 나오면 갑자기 사표를내고 하루아침에 바람처럼 바이~바이~를 외치며 갑자기 사라진다.
시설8년차:
대부분 자격증도 취득한 상태에다 산전수전 다겪은 인간들 구렁이중에 상구렁이들이다. 또한 이들중 상당수는 중간에 엄청난 업무량에 지치고, 인간에 지치고, 희망은 안보이고 시설 외도를 했다가 사회의 쓰디슨 쓴맛에 개거품을 물고 비교적 버티기 쉬운 지하벙커가 그리워 유턴한 경우가 상당수 포진해 있다는것이다. 이들의 특징은 온화한 표정으로 상대방 엿먹이기가 주특기이고 천지격변이 일어나도 항상 포커페이스를 유지할수 있는 능력도 보유하고 있고 화장술, 가면술, 처세술 기능보유자들이다. 특히 밑에 기사나 동료들을 서서히 숨통을 조이며 알게 모르게 말라 죽이고 고혈을 쪽쪽 빼먹는 법을 알고 있는 밀당의 고수들이다. 이런 부류와 근무하게 되면 시설 초짜들은 마냥 좋은 사람인줄 착각하게 된다. 그러나 급격한 위기가 찾아오면 이들도 어차피 인간이기 때문에 가면을 벗어던지고 검은속내와 악어 이빨을 드러낼때가 있다.
시설10년차 이상:
보통 어느정도 같이 길게 생활하면서 겪어보지 않는한 본색과 속내를 절대 안들어내고 아무리 더워도 철갑가면과 양의가죽을 뒤집어쓰고 있고 속에는 능구룅이들이 꽉차 있고 페브리지를 뿌려 좋은사람 냄새를 풍기기위해 무척 애쓴다. 별의별 사람한테 10여년 이상 시달리고 당해봐 사람보는 눈이 생기며 준관상쟁이 수준이 된다. 그러나 위기시는 자기 밥그릇통을 지키기위해 현재의 동지와 정적을 말살하는 두얼굴을 가지고 있다. 전기면허를 따고 몇년지나 전기용량이 무한대로 풀렸으면 전기주임이나 과장으로.. 아직까지 못따거나 포기했으면 지하세계 벙커 대왕바퀴나 노인기사로 자리잡는다. 자격증이라고는 돈주고산 교육몇개로 지하대왕바퀴로 등극해 정치적 입김과 실권을 행사하려고 한다. 허드렛일과 민원, 청소, 식사준비는 좌(리모콘기사)와 우(식모기사)들을 뽑아 벙커대왕으로 군림한다. 큰정치쇼나 보여주기쇼 때에는 몸소 가끔 일도해 자기존재가치를 높으신분들과 민초들에게 각인시키며 알게모르게 쩐을 챙기는 기술도 뛰어나다. 강산이변하는 봄 여름 가을 겨울을 10번이상 겪어 왠만한 일에는 눈도 깜짝 않으며, 가끔씩오는 메가톤급태풍이나 천재지변, 정권교체에도 싸바싸바기술로 구룅이 담넘어가듯 스므스하게 잘넘어가 모진 생명연장의 꿈을 실현한다. 초짜소장이나 과장이 들어오면 정치적조언자 지하벙커특보로 등극하여 생명연장을 시도한다. 그러다가 재수없게 정권교체시나 용역업체교체시 임자를 만나면 쫏겨나 영욕의 세월을 막을 내리고 여기저기 밥그릇을 들고 이집저집 밥달라고 다니는 처량한 신세가 되기도 한다.
시설15년차 이상:
와이! 쓰벌! 세상에 많고 많은 직업중에 하필이면 젊은 시절에 지하 벙커에 발을 들여 놨는지 자책하면서 벙커를 다니기 시작한다. 여기서도 못버티면 이젠 갈때는 굉비밖에 없고 희망이 없으니 몸은 천근만근 의욕상실 인생무상의 눈이 풀린상태로 하루하루 쉐주를 마시며 죽지 못해 살게 되고 삶이 점점 재미 없어진다. 이제 돌이킬수 없는 뒷방 늙은이가 되어 월급이 얼마이건 별로 신경쓰지 않고 최소한의 생계를 해결하러 힘든일은 하기 싫고 다른방법이 없으니 아무런 생각없이 온화한 표정관리를 해가며 시계불알처럼 왔다 갔다한다. 내가 지하벙커에 발을 들여 미래를 생각하고, 인생을 설계하고, 결혼을해 가정을 꾸려나간다는것이 참 철없는 부질한 생각이었구나! 하고 하루하루 지나 온 삶에 대한 후회만 파도처럼 밀려 오고 어제나 오늘이나 내일이나 특별한 것 없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게 되면서 이제 내 호시절도 끝났구나! 생각하며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용히 찌그러져 살게 된다. 다혈질이었던 성격도 순한 양처럼 위장을 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했던 정의로웠던 시절도 언제 있었나 생각하게 되고, 자신도 모르게 점점 늙은능구룅이와 지하세계대왕바퀴가 되어 가는 모습에 경악을 금치 못하게 된다. 이제 몇년 남지 않은 지하벙커 인생을 큰 사건사고없이 보내는게 마지막 소원이 되게 된다.
ps
이글은 어디까지나 보편적인 시설업계에 대해 분석한 글이고 시설에서 불화가 잦은 이유는 어느정도 시설밥 처먹으면 자연스레 잦 같은일 안할려고 서러 양보하는 미덕이 눈물나도록 팽배해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현재 시설은 나이, 지휘, 상하, 가릴 것 없이 오갈데없는 능구룅이와 철판깔은 생고무줄 막장들만 살아남아 구인광고로 먹이감을 노리며 일떠넘기며 하루하루 간신히 눈치밥을 먹으며 모진 명줄을 연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양질의 지하벙커 는 현재도 계속 사라지고 있는 현실이고 10년전에 용역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면서 최저가입찰로 인한 단가 후려치기와 입찰담합과 머릿수 줄이기로 현재 이지경 까지 이르렀다. 진정한 기술자들은 사라지고 그나마 나일론 기술자들이라도 남아서 시설계를 버텨 왔지만... 나일론 이들마저 사라지고 있고 그자리를 무자격자와 눈치와 처세술과 화장술과 버티기와 아과리로만 먹고사는 능구룅이 진상들이 채워나가고 있다. 10년전 시설 까지 갈필요 없이 5년전 시설정도만 됐어도 버틸만한 수준이었고 현재 시설계는 그 바닥이 어디까지가 한계인지 모를정도록 지금도 계속해서 추락하고 있는 진행형이다. 주식처럼 바닥 찍었으면 반등하듯이 시설도 반등좀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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