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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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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정명희 쪽지보내기 마이홈 보기     댓글 0건 조회 807회 등록일 15-03-27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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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벙커 생활중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식모기사 시절이 아닌 듯 싶다

\"오늘부터 밥해\"

소장이 툭 한마디 던졌는데

대꾸할 기회도 주지 않았다

그렇게 엉곁결에 다음날부터 식모기사가 되었다

39년간 남을 위해 밥을 해보지 않았을 뿐더러

한명도 아니고 열명에 가까운 직원들 식사를 차리는건

보통일이 이니었다

오전내내 쌀씻고 국만들고 반찬 만들고..시간은 참 잘 갔다

근데 중간중간 공용작업에 민원까지 봐가면서 식사 준비를 하려니

슬슬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시작했다

동료 기사들에게 밥차려야 되니 민원을 좀 봐달라고 부탁을 하면

자기들도 일이 있다고 외면하기 일쑤였다

게다가 뭐빠지게 식사를 차려 놓으면 국이 맛없다고

내가 보는 앞에서 수쳇구녕에 다 쏟아 버리고

콩나쿨물국에서 비린내가 난다며 투덜거릴때는

비통한 심정에 가슴이 메어졌다

본래 음식솜씨가 없기도 했지만 그들을 위해

요리를 배우고 싶지도 않았고 한달 15만원의 식비로

쌀한포대 사고 나면 남는 돈이 별로 없어서 부실하게 반찬을

내놓을수 밖에 없었다

어떨 때는 식비가 모자라 내 돈으로 충당하기도 여러번..

그러니 자연스레 느는것은 술이요 한숨이었다

한잔 두잔 마신 술이 한병이 되고 두병이 되고

급기야는 피트병째로 소주를 들이키는 알콜중독

상태가 되어 버렸다

식모기사 2년만에 거의 폐인 직전까지 가고서야

이러다가 정말 죽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야밤에 추노를 하였다

지금 생각하면 가장 잘한 추노라고 생각한다

아직까지 있었으면 이미

엔젤은 이승에 없었을 것이다

특히 아파트는 열에 다섯은

식모기사가 있는것 같다

식모기사 치고 알콜중독 아닌 사람이 없더라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짓이

식모기사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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